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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팔꽃(허창렬)
2014년 03월 26일 16시 11분
조회:2394
추천:12
작성자: 허창렬
[시]나팔꽃(허창렬)
무거운 짐 머리에 이고 당신은 오늘도 먼길을 떠납니다
락엽이 우수수 발목 잠글때
나는 어두커니 바자굽에 기대 섭니다
눈이 시리옵니다
등에 젖은 소금을 톡톡 뿌려봅니다
손발이 가려워 저절로 소름이 쫘악 끼칩니다
우리들에게 남은 행복이란 언제나 이렇게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이는 단념의 련서 한장무거운 짐 머리에 이고 당신은 오늘도 먼길을 떠납니다
락엽이 우수수 발목 잠글때
나는 어두커니 바자굽에 기대 섭니다
눈이 시리옵니다
등에 젖은 소금을 톡톡 뿌려봅니다
손발이 가려워 저절로 소름이 쫘악 끼칩니다
우리들에게 남은 행복이란 언제나 이렇게 짧습니다
그렇게 고뿔에 신열이 쌓여가듯이
자꾸만 커져만 가는 생명의 우수
람루한 내 삶의 초라한 한구석을 비오듯이 주저하며
당신은 오늘도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로 나를 또 울립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끝없이 밀려오는 저 먹장구름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받들여야 할
또 하루 하루의 하늘
이제는 찢어진 흰 셔츠를 깁기엔 바늘마저 없습니다
돌아오세요 고향으로
철이의 울음이 눈물로 녹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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